계원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Kaywon University of Art & Design - Visual Communication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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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는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방영한 시대와 맞물리는 여러 사건과 사회현상이 나타난다. 〈스카이캐슬〉에 등장하는 대학 입시 속 학습 경쟁에 사람의 공감을 얻었고,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청년 세대의 불안정한 주거를 다룬다. 또 드라마는 그 시대에 유행하는 패션, 말투, 인테리어 등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되기도 한다. 한편 드라마의 매체적 문법이나 창작자의 주관에 의해 편집되는 것들도 있다. 〈하이킥〉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의 방에는 책상이 없고, 가난한 역할을 맡은 주인공이 협찬받은 명품 옷을 매일 다르게 입기도 한다.
우리는 그중 우리의 흥미를 끈 ‘여주인공의 방’에 초점을 맞춰,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방영된 한국 TV 드라마들을 살펴보았다. 효과적인 탐구를 위해 ‘1) 방영 동시대를 배경으로 할 것’ ‘2) 여성 주인공이 결혼하지 않은 싱글일 것’이라는 두 가지 규칙을 두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두 권의 책과 하나의 연표를 만들었다.
푸른 표지의 첫 번째 책은 각 방이 거주 공간으로 잘 기능하는지 검토한다. 방 안 사물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들의 상대적 크기를 짐작하며 그린 도면을 담았다. 또 방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추측하며 ‘요가 매트’, ‘맥북프로’, ‘100m 달리기’를 새로운 단위로 제시하며, 이미지로 접하던 방을 공간으로 감각하는 상상을 돕는다.
여주인공의 얼굴들이 있는 두 번째 책은 공간에서 눈을 떼고, 각 방이 이미지로서 표출하는 기호에 집중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방이 나오는 장면들을 수집해 모든 방의 이미지를 콜라주로 담았다. 인물을 제외한 콜라주는 온전한 방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페이지의 왼쪽에는 방의 대표적인 색상을 담은 컬러바를 적용했다. 또,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주로 담은 첫 번째 책과 달리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정보와 대사를 실었다.
마지막으로 연표에서는 대비되는 기능을 가진 두 가구, 책상과 화장대의 등장 추이를 더 많은 드라마를 대상으로 살펴보았다. 각 드라마의 화장대와 책상이 각각 크기에 따라 좌우로 뻗어있다. 여주인공의 방에서 화장대와 책상 중 더 큰 쪽을 향해 정보 텍스트의 배열이 달라지고, 연도의 숫자 또한 그에 대응한다. 정보 텍스트와 연도 숫자의 변화를 통해 2009년에서 2022년 여주인공의 방의 흐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